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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건 넘게 몰린 자디앙 심판청구..."허특제도 손볼때 지났다"

202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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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특허연계 허점 이용한 꼼수전략으로 우선판매권에 무임승차

당뇨병은 만성 질환으로서 전통적인 의약품 시장이다. 특히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인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수많은 의약품이 출시되어 있으며, 경구제 또는 주사제로 다시 나눌 수 있겠다. 경구용 2형 당뇨병 치료제로는 DPP-IV 억제제(자누비아 등), SGLT-2 억제제(포시가 등), TZD 계열 약물(듀비에 등) 등이 있다. 그런데, 그동안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석권하던 DPP-IV 억제제는 대체적으로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SGLT-2 억제제가 점점 파이를 넓혀가는 것으로 파악된다(출처: 아이큐비아).

그런데,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특허에 대하여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엠파글리플로진의 결정형 특허(제1249711호)에 대하여 2015. 03. 27. 자로 첫 심판이 청구된 이후 5년이 지난 지금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신규 심판청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2020년 4월에는 이틀에 하나 꼴). 2020. 04. 20. (15:00까지)에 청구된 2020당1264 사건까지 총 70개의 심판이 몰려 있다. 2015년 3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청구된 년도별 심판 건수를 정리해 보자.

이 중에서 총 14건(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승소(인용심결)가 있었는데, 올해 2월에 심판청구되어 단 1달만에 승소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심판청구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이상 어려움 없이 승소를 따낼 수 있는 분위기이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자디앙이 시장성이 큰 당뇨병 치료제이기 때문일까? 점점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는 SGLT-2 억제제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SGLT-2 억제제 중에서 가장 성장율이 높은 품목이기 때문일까?

그 원인을 2015년 3월에 처음 도입된 허가특허연계제도의 특수성 및 제도 운용의 면에서 찾아볼까 한다.

◆허가특허연계제도=말 그대로 의약품의 허가제도(약사법)와 특허제도(특허법)를 연계시켜 운용하는 제도를 말하며 약사법 제5장의2에 규정되어 있다. 허가특허연계제도는 미국의 Hatch-Waxman Act에서 유래된 제도로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자, 제네릭 회사 및 의약품 소비자의 이익을 균형있게 조정하기 위한 취지로 설계되었다. 구체적으로, 1) 의약품 특허권의 등재(미국 오렌지북에 대응하여 과거 그린리스트라 부름), 2) 품목허가 신청사실의 통지의무, 3) 판매금지신청, 4) 우선판매품목허가 등의 절차를 특징으로 한다.

특히, 우선판매폼목허가를 통하여 9개월 동안 누릴 수 있는 우선판매권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이는 미국에서 180일 동안 제네릭 의약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판매독점권과 대응되는 것으로서, 등재 특허권의 효력을 다투어 승소한 자에게 우선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여 특허 도전(patent challenge)을 활성화하고 제네릭 출시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이다.

국내에서 우선판매권을 얻으려면 1) 최초 심판청구, 2) 최초 허가신청, 3) 승소 심결 또는 판결의 3가지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그런데, 제도 도입 전부터 위 1) 요건에서 언제까지를 최초 심판청구로 볼 것인가에 대한 신경전이 대단하였었다. 결국 최초 심판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청구된 후속 심판도 모두 최초심판청구 요건을 인정받는 것으로 정리되어 2015년 3월에 첫발을 내딛었다(단, 14일 이후에 심판 청구하였어도 먼저 승소 심결 또는 판결을 얻은 자에게는 우선판매권이 부여됨).

◆자디앙에게 무슨 일이?=자, 이제 자디앙 케이스로 돌아와보자. 베링거잉겔하임은 물질발명 제1174726호(2025.10.23 만료 예정) 및 결정형발명 제1249711호(2026.12.14 만료 예정)을 등재하였다. 물질특허에 대한 무효심판 1건이 있었으나, 이는 제도 시행 극초기에 청구된 것으로 물질특허를 깨기 어렵다는 통설 그대로 기각되었으며, 이후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다.

반면, 결정형발명은 다른 결정형(polymorph)을 사용하거나 무정형(amorphous form) 또는 공결정(co-crystal)을 사용하는 등 여러 회피 수단이 존재한다. 그러나, 2015년에 12개 회사들은 남은 등재 특허인 결정형발명 제1249711호에 무효심판(최초 무효심판)을 통하여 도전하기 시작하였다(여기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 회피를 시도하지 않고 곧바로 무효심판을 청구한 것은 회피 가능한 원료 수급에 따른 문제로 추측된다). 7개 회사는 무효가 어렵다고 보고 심판을 취하한 반면, 나머지 5개 회사들은 끝까지 다투어 보았으나 무효화에 실패하고 모두 패소 확정되었다. 이후로 결정형발명에 대한 무효심판 청구는 전혀 없는 상태이다.
한편, 한 회사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2015당3747, 2016당1576)을 청구하여 다른 결정형임을 주장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회피 전략을 구사하였으나(최초 권리범위확인심판), 안타깝게도 기각되어 현재 특허법원(2018허5648, 2018허5655)에서 다투는 중이다.

그 이후 2018년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여 회피에 성공한 회사가 드디어 등장하였다(2018당141, 2018당142). 이러자 업계에서는 최초 심판청구인을 물리적으로 최초로 청구한 무효심판(패소 확정) 청구인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패소 확정된 무효심판은 없는 것으로 보고 그 이후에 처음으로 청구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인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시작되었다.

최초 심판청구자(최초 무효심판)가 패소 확정되었어도 해당 청구인을 그대로 최초 심판청구인으로 해석한다고 가정해보자. 14일 이후에 심판 청구하였어도 먼저 승소 심결 또는 판결을 얻은 자에게는 우선판매권이 부여된다는 약사법 규정상, 무효 사건은 이미 패소 확정되어 영원히 승소가 불가능하므로 뒤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여 승소한 회사들은 모두 우선판매권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이러한 논란에 대하여 식약처는 위와 같은 사안에서 무효심판이 패소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무효심판청구인이 최초 심판청구인이라는 유권 해석을 내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디앙은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2025. 10. 23. 이후에야 발매가 가능하다. 이에 자디앙 제네릭을 개발하는 회사들은 느긋하게 심판청구하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 추가 심판청구는 계속 이어질 것이 뻔하다.

2025년에 우선판매권을 얻는 회사는 못해도 50개를 거뜬히 넘을 것이며, 추가 심판청구를 고려하면 100개 이상의 회사가 우선판매권을 얻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르겠다.


◆허가특허연계제도, 이제 손볼 때가 되었다=위와 같은 상황에 따라 국내 자디앙 시장은 제네릭 난립이 필연이다. 글로벌 시장의 1%에 불과하는 이 자그마한 시장에서 우선판매권이 100개를 넘어설 수도 있는 이러한 상황이 과연 정상인가? 허가특허연계제도에서 통지의무를 부과한 대신 우선판매권은 시간, 비용, 노력을 들여 제네릭 진입 시기를 앞당긴 자에게 주어지는 당근책이 아니던가? 자디앙 케이스처럼 앞에서 벌어진 일(무효심판 패소 확정) 때문에 너도나도 우선판매권을 얻을 수 있다면 무임승차와 무엇이 다른가? 특허심판은 그저 우선판매권을 얻기 위한 티켓에 불과하단 말인가?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약사법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제도의 취지에 대한 고민 없이 형식적으로 법리를 해석하는 것은 온갖 꼼수를 유인할 수 있으며, 허가특허연계제도는 형해화되어 그 존재가치가 흐려질지 모른다.

허가특허연계제도가 도입된지 어느덧 5년이 되었다. 허가특허연계제도를 통하여 제네릭출시를 앞당기는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자디앙 케이스와 같은 헛점들이 노출된 것도 사실이다. 제도 도입의 취지에 걸맞는 합리적인 제도로의 변신을 기대해 본다.

출처 : 히트뉴스(http://www.h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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